오늘의 묵상

16-08-20 09:19

거룩한 나그네의 정체성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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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드로전서 1:1~2 1 Peter 1:1~2
1예수 그리스도의 사도 베드로는 본도, 갈라디아, 갑바도기아, 아시아와 비두니아에 흩어진 나그네 1Peter, an apostle of Jesus Christ, To God's elect, strangers in the world, scattered throughout Pontus, Galatia, Cappadocia, Asia and Bithynia,
2곧 하나님 아버지의 미리 아심을 따라 성령이 거룩하게 하심으로 순종함과 예수 그리스도의 피 뿌림을 얻기 위하여 택하심을 받은 자들에게 편지하노니 은혜와 평강이 너희에게 더욱 많을지어다 2who have been chosen according to the foreknowledge of God the Father, through the sanctifying work of the Spirit, for obedience to Jesus Christ and sprinkling by his blood: Grace and peace be yours in abundance.

베드로서의 저자인 베드로만큼 강력한 변화를 겪은 사람도 없을 것입니다. 그는 본래 급하고 앞서는 것을 좋아하던 사람이었습니다. 그의 약점은 유대적 전통으로 고착된 관념에 있었습니다. 주님은 베드로의 그런 사고방식을 바꾸기 위해, 꿈과 환상을 보여주시고 로마 백부장 고넬료의 구원 사건에 앞장서도록 하심으로 이방인에게도 구원이 임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셨습니다. 본문의 1~2절은 유대적 전통에서 비롯된 그의 고정관념이 깨어진 것을 확인시켜 줍니다. 그는 ‘택하심’이라는 유대인만을 위한 전용어를 모든 사람들을 대상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 그는 머리로만이 아니라 삶으로까지 성숙하게 반응하는 사람이 되었고, 자신에게 그런 변화를 주신 하나님을 찬송하고 있습니다.(3절)
성숙한 변화를 겪은 베드로는 ‘흩어진 나그네’이며 ‘택하심을 받은 자’들에게 편지를 쓰고 있습니다.(1~2절) 흩어진 나그네이며 택하심을 받은 자. 이것은 예수님을 믿는 자들의 독특하며 복합적이며 역설적인 정체성입니다. 우리는 하나님께는 인정받지만, 세상에서는 공격받거나 거절당할 수 있는 이중적 정체성을 가진 자들입니다. 세상적으로는 고통과 박해의 상징이지만,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능력인 십자가처럼 말입니다. 찰스 디킨스의 소설, ‘두 도시 이야기’에 나오는 ‘최고와 최악이 혼재되어있다’는 표현처럼,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는 나그네의식과 주인의식이 혼재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하나님 나라의 백성인 동시에 이 땅의 박해와 어려움을 감당해야 하는 사람들입니다.

먼저, 세상과의 관계에서 우리는 거룩한 나그네, 거룩한 이방인의 정체성을 가져야 합니다. 하늘 보좌를 버리시고 이 땅에 내려오신 예수님이 바로 거룩한 나그네의 원형이십니다. 그리고 예수님을 생명의 주님으로 모신 우리는 주님의 지체된 나그네입니다. 우리가 예수님처럼 거룩한 나그네, 흩어진 생명의 씨앗으로서 역할을 다 하면, 이 세상 사람들은 우리를 공격할 것입니다. 낯설고 이해하지 못하니 자연히 두려워하게 되고 대적하며 공격하기 마련인 것입니다.

여수 순천 반란사건 때 두 아들을 잃고도 두 명이나 순교자로 바치니 얼마나 귀한가 고백하며, 아들을 죽인 원수를 양자로 삼았던 손양원 목사님은 거룩한 나그네였습니다. 우리가 부정직한 풍조 가운데 정직함을 고수하고, 모든 일에 정성을 다해 주님을 섬기듯 최선을 다하며, 원통하고 안타까운 일 가운데에서도 오직 주님께 근심을 맡기고 기도한다면 곧 거룩한 나그네로서 사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이 세상에 살지만 세상에 속하지 않는 거룩한 나그네로 중심을 잡아 살아가야 합니다. 우리는 세속의 모자를 벗겨내고 우리의 이마에 하나님의 이름을 새겨(계14:1) 하나님의 백성으로 회복되어야 합니다.

하나님과의 관계에 있어서 우리는 첫째, 하나님의 미리 아심으로 선택 받은 존재이며, 둘째, 성령의 거룩하게 하심을 입은 존재이며, 셋째, 성자의 피 뿌리심을 받은 존재입니다. 이 정체성은 우리가 거룩한 나그네로 살아갈 수 있는 원동력입니다. 하나님의 미리 아심으로 선택 받았다는 것은 우리가 하나님 나라 왕실의 근위부대로 선택받았다는 것입니다. 성령의 거룩하게 하심을 입었다는 것은 우리가 하나님 나라의 대사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피 뿌리심을 받았다는 것은 낮아짐과 겸손함으로 무장되었다는 것입니다.

비록 세상에서 우리가 가진 조건은 형편없을지라도 우리가 하나님께로 부여받은 지위는 엄청납니다. 거룩한 나그네의 정체성을 확실히 붙잡고, 주님을 찬양하며, 하나님 나라의 역사를 새롭게 펼치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바랍니다.